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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디어

미야자키 하야오 실화원작- 바람이 분다

by Dreamer230312 2023. 3. 1.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다음영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 그리고 우익논란

 2013년 9월 1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그의 은퇴선언 이후에 그의 뒤를 이을 마땅한 감독이 정해지지 않아 지브리 스튜디오는 현재 답보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전 작들은 창작물인 반면, <바람이 분다>는 유일하게 실존 인물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는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해군의 주력 비행기인 '제로센'을 개발한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그는 비행기에 대한 열정을 가진 청년으로 그려졌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개발한 제로센이 전쟁수단으로써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감독은 주인공인 호리코시 지로도 일본 국민으로서의 전쟁책임은 있지만, 한 명의 기술자가 역사 전체에 대한 책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미야자키 감독의 의견은 감독의 우익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의 줄거리

  호리코시 지로의 꿈은 비행기 설계자입니다. 그가 성인이 되어 도쿄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했을 당시, 도쿄에는 큰 지진이 일어납니다. 순식간에 마을은 불바다로 변하고, 지로는 함께 기차에 탄 여성과 소녀를 도와주고 홀연히 떠납니다. 그리고 시간은 5년이 흐르고 지로는 비행기 회사에 취직하여 설계를 담당하게 됩니다. 지로는 독일에 가서 비행기 설계에 관한 연수를 받고 서유럽을 시찰 후 일본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산장에서 지로는 자신이 관동대지진 때 도움을 주었던 여성의 동생, 나오코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녀는 결핵을 앓고 있어서 그곳에서 요양 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지로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나오코도 그를 위해 기꺼이 요양원에 들어가기로 결정합니다. 한 독일인과 친하게 지내던 지로는 사상범에 몰리게 되고 이 때문에 상사의 집 별관에 묵게 됩니다. 이때 그의 약혼녀 나오코가 요양원에서 나와 그와 혼인을 하게 되고, 그는 그녀와 행복한 신혼시간을 보냅니다. 

출처: 다음영화

  하지만, 나오코의 병세는 나날이 악화되고, 이런 자신의 병세를 아는 그녀는 편지를 써두고 어디론가로 떠납니다. 한편, 지로는 회사 동료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새로운 비행기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 비행기는 향후 일본 해군에 납품하게 되는 '제로센'이 됩니다.

 

 

 

 꿈 속에서 지로는 자신의 영웅인 카프로니 백작과의 자신의 10년을 돌아보며 지옥 같았다는 평을 남깁니다. 그가 만든 수많은 비행기들은 하늘 위를 날아갔지만 한 대도 되돌아오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카프로니 백작은 그를 기다린 사람이 있다며 나오코를 소개해 줍니다. 그녀는 우산을 쓰고 걸어오며 지로에게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하며 홀연히 사라집니다. 그렇게 지로의 꿈이 묘사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에 묘사된 역사적 사실들

 영화 속에는 당시 일본의 역사적 사실들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 큰 지진은 1923년 9월 관동대지진을 묘사한 것으로 주인공은 이 사건을 계기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극 중 약혼자인 나오코가 결핵을 앓고 있다는 설정 또한 결핵이 창궐했던 1930년대 시대 상황을 반영한 것입니다. 그녀가 하얀 우산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모네의 '우산을 쓴 여인'을 오마주 한 것입니다. 

 

 

총평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그가 제작한 전작 <붉은 돼지>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비행기들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추측컨데, 그가 '호시코시 지로'에 대하여 영화를 제작하게 된 것도 비행기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지로가 비행기에 열정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개발한 제로센이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 해군의 주력 비행기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영화의 비판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영화 중간중간에 일본이 일으키는 전쟁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나오지만, 전쟁 미화논란을 의식한 감독의 면피책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당시 일본의 식민지 조선의 조상을 가진 한국인으로서, 이 영화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우익 논란의 영화 <바람이 분다>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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