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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미디어

손석구의 멜로-연애빠진 로맨스

by Dreamer230312 2023. 2. 6.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영화의 줄거리

 29세의 함자영은 전 남친과 헤어지고 외로움을 달래려 데이트 앱으로 서른셋 박우리를 만나게 됩니다. 박우리 또한 짝사랑하던 회사 선배에게 차이고 정신이 만신창이인 상태에 친구가 깔아준 오작교라는 앱으로 자영을 만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두 사람은 불필요한 연애 감정을 배제하고 쿨하게 서로 외로움만 달래자고 동의합니다. 그리고 둘은 자연스레 모텔로 향하고, 우리는 쾌활하고 솔직한 성격의 자영에게  뭔지 모를 흥미를 느낍니다. 

출처: 다음영화

  잡지사 기자인 우리는 팀장에게 성에 대한 칼럼을 쓰라고 강요당하고 자영을 만나면서 느꼈던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칼럼에 쓰게 됩니다. 우리의 칼럼은 생각 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는 얼떨결에 회사에서 스타가 됩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자영과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는 게 불편한 우리. 이 사실을 자영에게 이야기해야 하는데 선 듯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우리와 자영은 연애 빼고 만나기로 한 사이지만, 만나면 만날 수록 서로에 대한 호감이 쌓여만 갑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의 죄책감은 더해 가고 우리의 칼럼은 날로 인기를 얻어만 갑니다. 둘은 놀이동산에 놀러 가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우리의 핸드폰을 보게 된 자영은 우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칼럼을 쓴 것을 알게 됩니다. 이에 자영은 우리가 자신을 가지고 논 것으로 오해하고 화를 내며 그 자리를 떠나 버립니다. 

 

 우리는 자영의 오해를 풀기 위해 자영이 자주 다니던 장소들을 찾아다닙니다. 자영 또한 우리와 함께했던 장소를 갈 때마다 종종 우리를 떠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와 자영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우리는 피하는 자영을 따라나섭니다. 차갑게 자신을 대하는 자영에게 우리는 사과하며 다시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2. 요즘 2-30대 들의 사랑법

 요새 20대-30대 들은 연애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연애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돈과 시간과 감정의 소모가 필요한데, 자기 계발과 취업 혹은 아르바이트에 지쳐 연애를 포기한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이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현명한 모습인 건지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려는 사람들은 '자만추'를 한다고 하는데 기성세대는 이를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고 해석하는 반면, 요즘 세대들에게는 '자고 만남 추구'라고 해석된다고 합니다. 같은 의미의 말로 '선섹후사'가 있는데, 먼저 자 보고 후에 사귄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말만 봐도 연애할 때 감정보다는 육체적인 본능이 우선시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 영화도 그런 요즘 세대들의 세태를 반영해서 탄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로 인한 감정소모를 피하기 위해 육체적인 본능을 우선시하지만 사람을 계속 만나게 되면 사실 감정을 분리하고 말하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 영화는 우리와 자영을 통해 감정 없이 시작한 관계가 점점 감정을 가지게 되는 그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3. 배우 손석구의 인기에 의한 역주행

  이 영화는 2021년 11월 개봉작입니다. 개봉 당시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인지도 때문인지 60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면서 흥행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하지만 2022년 '나의 해방일지'로 배우 손석구 배우의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면서, '연애 빠진 로맨스'가 역주행하기 시작합니다. 저도 손석구 배우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하긴 했지만, 영화를 보다가 의외로 자영 역의 전종서 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습니다. 두 배우의 티키타카와 솔직 담백한 대사들은 영화의 큰 재미를 선사합니다.  

출처: 다음영화

 

 

4. 총평

 '연애 빠진 로맨스'는 15세 영화지만, 영화 내내 섹드립이 난무하여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관객들의 의견이 종종 보입니다. 차라리 19금 영화였다면 더 나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두 주인공의 솔직 담백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 빠진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특히 극 중 자영과 친구들의 술자리에서 나누는 모습은 마치 다른 사람의 술자리를 엿보는 것 같은 재미를 줍니다.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것처럼 자영이지만 사실은 '성병 젤 덜 걸렸을 것 같아 우리를 선택했다'라는 대사 속에서 오히려 신중한 그녀의 성격이 엿보입니다. 장난 같지만 장난이 아닌 이 둘의 로맨스를 금요일 밤 맥주 한 캔 놓고 즐겨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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